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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이후 첫 게임인 엘리온이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엘리온은 지난 2020년 11월 28일~29일 이틀간 플레이 해볼 수 있도록 게릴라 테스트를 진행했었습니다. 게릴라 테스트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열린 일종의 오픈 베타 테스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게임 등급은 청소년 이용불가라 성인만 가능했습니다.)
엘리온은 크래프톤에서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에서 유통하는 온라인 MMORPG 게임입니다. 출시 소식을 알고 있었던 저도 게릴라 테스트에 참여했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설치 시간보다 짧았던 30분 정도만에 삭제를 하고 말았습니다.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화제작인데 왜 이렇게 빠르게 삭제를 했는지 지금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엘리온 = 아이돌 게임?
오해가 있을까봐 미리 말씀드리지만 아이돌을 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미남, 미녀스러운 npc를 포함한 캐릭터의 모습이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화려한 광원효과, 지형지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등 nc에서 쏘아올린 K MMORPG의 정석처럼 엄청난 그래픽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뭔가 어색함이 굉장히 많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npc의 경우 대화 상태에서 봤을 때 입모양이며, 표정이며 정말 잘생기고 예쁜 마네킹이 입만 뻥긋거리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게다가 캐릭터의 움직임 또한 어색합니다. 배경과 따로 노는듯한 움직임과 속도감을 전혀 느끼기 어려운 모션은 1차 베타테스트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2. 타격감은 어디로?
엘리온은 논타겟팅 MMORPG입니다. 한마디로 타겟팅 없이 빠른 컨트롤을 통한 사냥이 중요한 시스템이라는 것인데요. 문제는 타격감입니다. 제가 생성한 캐릭터는 엔리멘탈리스트로 마법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법사가 무슨 타격감이냐고 말하실 수도 있지만 화려한 이펙트만큼이나 타격감도 중요한 것이 마법사입니다. 하지만 엘리온에서는 화려하고 hp는 줄어들고 있지만 타격감이 없는 느낌이랄까요...
예전에 출시된 게임이지만 nc의 블레이드&소울의 경우 논타겟팅이면서도 타격감이 좋았던 게임인 것을 보면, 이건 엘리온의 문제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사실 모바일 MMORPG에서도 타격감이 시원시원한 게임들이 많은데 온라인 게임이 이정도라면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3. 촌스러운 UI와 부조화스러운 디자인
마지막으로는 UI와 디자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서 몰입이 너무 떨어져서 바로 종료하고 삭제하게 되었는데요. 일단 스크린샷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퀘스트를 위해 마을을 돌고 있다가 우연히 마주한 라이언?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아니 이게 지금 무슨 일인가요. 아무리 카카오게임즈에서 유통하는 게임이어도 이렇게 몰입이 깨지는 캐릭터의 등장은 처음이었습니다.
마을을 점령한 라이언 자동차를 보며 할 말을 잃고 게임에 대한 의욕도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게임 시작에 보여준 스토리 영상은 왜 보여준 것일까요...
그리고 장비를 추가한 캐릭터의 의상이 도무지 시대를 알 수 없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중세 의상을 입은 npc와 현대복을 입은 캐릭터와 라이언.... 아무리 역할 중심의 MMORPG이고 스토리보다 렙업이나 퀘스트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정도면 오픈 월드를 넘어 카카오 유니버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소 10년은 퇴보한듯한 UI는 차라리 와우를 다시 플레이할까? 라는 생각까지 만들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쩌다 이지경이 된걸까요...
개인적으로 엘리온에 대한 기대가 조금 있는 편이었습니다. 아이온부터 블레이드&소울, 검은사막, 테라, 와우 등 MMORPG를 좋아하는 게이머로써 새로운 작품의 출시는 당연히 기다려집니다. 엘리온은 그런 저의 기대를 살포시 무시해 준 게임입니다. 물론 정식 출시는 아니고 플레이를 즐긴 시간도 짧지만 더 해야 할 요소보다 하지 말아야 할 요소가 많게 느껴졌습니다.
오는 12월 10일 정식 서비스를 앞둔 엘리온. 마침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사이버펑크 2077도 같은 날 출시를 하는데요. 어떤 결과가 나올 지 기대가 됩니다.